노석 임창웅 2005. 6. 8. 18:14

성배형이 논문 막바지라 오늘도 혼자서 강의를 했다.

9시 45분 부터 나오셔서 먹을 갈으셨단다. 미리 수업에 나오고,

먼저 일어서는 분이 없는 것도 서예요법의 특징 중 하나란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본인의 일이 끝나면 바로 들어가신다고...

선 긋기에서는

세모 이어그리기와 네모 지그재그로 그리기를 하였다.

세모 이어그리기는 모두 별 문제 없이 잘 하셨는데,

네모 지그재그로 그리기는 한 두분 빼고는 제대로하는 분이 없었다.

"보기에는 쉬운데 잘 안되네.." 하시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하신다.

평소에는 잘 하시던 분이었는데, 일반 치매 증상을 가지신 분들이

오각형 그리기는 거의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담당 선생의 귀뜸이 있었다.

다음 주에는 오각형 그리기를 함 해봐야지.

글씨 쓰기에서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가졌던 직업네 대하여 써보기를 하였다.

정말 귀티나고 한 미모 하셨을 것 같았던 할머니...그런걸 뭘 써 하시면서,

지나 일들을 쓰신다. 육이요때 남편 여의고 혼자서 5남매를 키우셨다.

시장을 전전하며 둘째 딸 업고 떡도 팔고, 바느질을 배워 그것으로 딸 넷 아들 하나

모두 대학공부까지 시키셨단다. 의외로 공무원을 지내신 분들이 많이 있었고,

백가지도 넘는 직업을 가지셨었다는 어르신은 한 가지 직업도 쓰지 않으셨다.

농사를 지으신 할머니는 초등학교도 안 나와 글씨를 모르신다고 하신다.

이름은 잘 쓰시는데...제일 많이 농사지으신 농작물을 그려보라고 하니,

고추를 그리셨다고 하면서 그림을 내 미는데, 사실 고추라고 보기에는 쫌 거시기 했다.

어렵게 어렵게 기억을 꺼내시면서 써가는 모습들이 안타깝고,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