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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밭춘추6. 교육에 대한 즐거운 상상

노석 임창웅 2010. 2. 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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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즐거운 상상

 

아침을 먹은 학생이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서는 스스로 선택한 좋아하는 과목들을 공부합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는 수학을,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는 미술을, 역사를 하고 싶은 아이는 역사를. 이렇게 다양한 선택과목을 열어 놓고, 그렇게 선택한 과목에 대한 시험을 봅니다. 과목들의 배점은 모두 같습니다. 그렇게 학년마다 한 다섯 과목 정도를 선택하고 공부합니다. 물론 인성교육이랄지, 삶의 자세랄지 이런 내용을 다루는 과목들은 필수 패스과목으로 합니다.

이렇게 초등학교 다니면서 본인의 적성과 부합하는 과목들을 선정하고, 중학교에 들어가 그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공부합니다. 고등학교에서는 그것들을 더 심화시키고, 대학에서는 전문가 수준이 됩니다. 물론 대학 입학시험도 인성을 고양하는 필수과목과 본인이 선택한 과목으로 시험을 봅니다. 졸업 후에는 세계 40만 개의 직종 중에 적합한 분야를 선택하여 취직을 합니다. 이제 본인과 가장 잘 맞는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가꾸고 사회의 일원이 됩니다.

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학부형입니다. 지금은 방학이라 그나마 아이들이 놀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개학을 하면 이 어린아이들이 사회로부터 강요되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공부인 수학과 영어를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왜 이리도 자주 보는지 ‘오늘은 뭐 배웠어?’ 물어보면, 시험지를 내밉니다. 수업 시작하면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걷어서 채점해 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 되어 가고 있나 봅니다. 틀린 문제에 대한 설명이라도 있었으면 그나마 위안이 될 텐데요.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던 교육법이 떠오릅니다. 전에는 교육법 제1조였었는데 언젠가 바뀐 교육법 제2조(교육이념)에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들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인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속에는 우리 아이들이 학습 받아야 할 내용들이 잘 들어가 있습니다. 교육과정도 이를 바탕으로 설계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요즘 진행되고 있는 교육현실은 이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는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 합니다. 그중 학생들의 비율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 대부분이 공부로 인한 압박 때문이라 합니다. 이제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파릇파릇하고 통통 튀는 생생한 기운들이 우리나라를 한층 더 생기발랄하게 만들 수 있도록.

 

임창웅<대덕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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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회덕초등학교제39회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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