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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밭춘추 4.

노석 임창웅 2010. 2. 20. 12:38

대전일보 >오피니언 > 외부기고 > 한밭춘추 2010-01-22 22면기사

충효예로 보는 대전

충효예 하면 어쩐지 오랫동안 먼지 쌓인 골동품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러나 그것을 찬찬히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생명력이 있음을 봅니다.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설문해자’에는 心이 뜻이고 中은 발음이며 ‘공경하는 것’, ‘마음을 다하는 것’,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라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마음이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것’ 즉 ‘끊임없는 내면의 절차탁마를 통하여 다져진 마음상태’로 해석해 봅니다. 이러한 충의 의미는 점차 후대에 나라나 상사에 대해 사사로움이 없이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효(孝)는 ‘자식이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노인이 된 어버이를 업고 가는 모습’에서 나왔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효가 인간다운 행위 가운데 으뜸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예(禮)자는 왼쪽의 제단을 형상화한 ‘보일 시’(示)와 오른쪽에 제기에 제물을 풍성하게 쌓아놓은 ‘풍성할 풍’(豊)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곧 ‘제단에 풍성하게 음식을 쌓아놓고’ 무언가를 기리거나 소망하는 의식입니다. 예는 신이나 선조에 대한 제사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신에 대한 제사가 확장되어 사람 간에 지켜야 할 도리들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예는 법치 이전에 공동체에서 지켜야 될 규율로 작용하면서, 예절이나 예의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충효예와 대전을 결부시켜볼까요?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충효예를 상징하는 것이 대전에 있으나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노파심에서 몇 자 써봅니다. 현충원이 있는 유성의 충, 뿌리공원이 있는 중구의 효, 예학의 거목인 동춘당 선생의 체취가 배어 있는 대덕구의 예가 있습니다. 이 정신을 잘 살려 체험형, 학습형 등의 축제를 통해 의미를 부여한다면 대전이 과학의 도시라는 것에 우리의 전통 정신이 잘 살아 숨 쉬는 도시의 이미지를 더해 한결 격조 있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임창웅(대전 대덕문화원 사무국장)

 

출처 : 회덕초등학교제39회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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