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들 대추리 지키기 나섰다 |
미군기지 확장반대 콘서트, 퍼포먼스 등 예술난장 펼쳐 |
송옥진 기자 , 2006-01-24 오후 3:1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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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예술제가 평택 황새울 벌판에서 열린다.
범문화예술인 754명이 참여한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대추리 도두2리 주거권 옹호를 위한 문예인 공동 선언·공동행동 <들사람들>은 24일 민예총 문화아카데미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고 주민들의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문예행동 2006 들이 운다’를 2월초부터 약 12주간 평택 대추리, 도두리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명명된 현장 예술제에는 상당수 명망가들이 모였다. 도두리를 고향으로 둔 가수 정태춘을 비롯, 가수 윤도현, 강산에, 부산국제영화제 로고에 사용된 효봉체를 만든 서예가 여태명, 만화가 박재동, 화가 신학철, 작가 이인휘, 연출가 임진택, 퍼포먼스 예술가 김윤환 등 문학, 미술, 음악, 사진, 영화·연극, 국악·무용, 공연기획연출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대추리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는 벽화 프로젝트 ‘대추리 사람들’, 미군용기의 착륙장이 되길 거부한다는 뜻의 ‘착륙불가’ 바닥벽화 및 퍼포먼스, 가수들의 ‘비닐하우스 콘서트’,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작가의 무료 사인회 등이 계획되어 있다. 또 3차 평화대행진이 예정되어 있는 2월12일 정월대보름에는 지신밟기를 비롯,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사자놀이 등 전통행사를 재연키로 했다.
또 시인, 만화가, 화가 등이 참여해, 농로와 미군기지 사이 도로 2km를 시, 그림, 만화 등으로 채우는 ‘평화 문예의 길 닦기’ 프로젝트도 예정되어 있다. 2월3일에는 한양대 앞 한양호프에서 ‘문예행동 2006 들이 운다’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호프를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는 평화로운 농촌마을 대추리와 도두리에 미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뜻을 밝히는 ‘나의 깃발 세우기’ 퍼포먼스가 열렸다. 가수 정태춘씨는 “여기는 내 서정의 뿌리”라는 글과 함께 ‘도두리 가수 정태춘’이라는 서명을 남겼고 서예가 여태명씨는 큰 붓으로 “평화” 두 글자를, 퍼포먼스 예술가 김윤환, 김강씨는 ‘RESIST!(저항)’를 새겨 평화를 향한 의지를 밝혔다. |
이들은 ‘들이 운다, 우리도 운다’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평택의 거대한 농지에 최첨단 대규모 공격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일은 한반도에 평화가 아닌 전쟁의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토지 수용이 진행 중인 평택 미군기지 확장 계획을 전면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또 국가 공권력의 침탈이 있을 경우 현장에 달려가 주민들과 함께 저항할 뜻도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문화예술인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함께 힘을 모은 사례로는 매향리 미군사격장 반대 운동, 새만금 갯벌살리기 운동 등이 있었으며 평택에서는 가수 정태춘씨가 중심이 되어 2004년, 2005년 평화축전을 연 바 있다.
한편 대추초등학교 벽화 프로젝트 ‘대추리 사람들’을 맡은 성남민예총과 수원민미협, 민예총 미술위원회는 이미 지난주부터 벽화에 들어갈 대추리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찍는 작업을 시작했다. 벽화는 현재 주민도서관으로 쓰이는 대추 초등학교의 벽, 유리창 등을 장식하게 된다.
2월10일부터 4월까지 12주간 매주 금요일 열리는 ‘비닐하우스 콘서트’에는 가수 정태춘, 한대수, 장사익 등 중견 가수들이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며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작가 사인회에는 박남준, 유용주, 도종환, 김해자, 효림스님 등이 함께 하며 출판사에서는 이들 작가의 작품집을 무료로 후원하기로 하는 등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에 각계의 힘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새로운 미군기지터로 지정된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는 <국가토지수용위원회>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2005년 12월초까지 50%의 농지가 유상 수용됐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자신들의 법적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채 살아온 집을 떠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정부는 또 주민들에게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지 못하게 집을 부수고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수로를 차단, 평택에서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막을 방침이다. 현재 대추리와 도두2리에는 약 300여 가구 주민들이 남아 정부의 강제토지수용을 거부하고 미군기지 확장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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