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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산십이곡 - 이황

노석 임창웅 2007. 9. 16. 21:35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李滉)


  이런들 엇더하며 뎌런들 엇더하료?

  草野愚生(초야 우생)이 이러타 엇더하료?

하물며 泉石膏肓(천석고황)을 고텨 므슴하료?

                                            


  煙霞(연하)에 집을 삼고 風月(풍월)로 벗을 사마

  太平聖代(태평성대)에 病(병)으로 늘거나뇌

  이 듕에 바라는 일은 허므리나 업고쟈.       

                                            


  淳風(순풍)이 죽다하니 眞實(진실)로 거즈마리

  人性(인성)이 어지다하니 眞實(진실)로 올흔 말이

  天下(천하)에 許多 英才(허다 영재)를 소겨 말씀할가.

                                            


  幽蘭(유란)이 在谷(재곡)하니 自然(자연)이 듯디 됴희

  白雪(백설)이 在山(재산)하니 自然(자연)이 보디 됴해

  이 듕에 彼美一人(피미일인)을 더옥 닛디 몯하얘.

                                           


  山前(산전)에 有臺(유대)하고 臺下(대하)애 有水(유수)ㅣ로다.

떼만난 갈며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엇디다 皎皎白鷗(교교 백구)는 멀리 마음하는고     

                                            


  春風(춘풍)에 花滿山(화만산)하고 秋夜(추야)애 月滿臺(월만대)라.

  四時佳興(사시가흥)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어약연비) 雲影天光(운영천광)이아 어늬 그지 이슬고.

                                            


  天雲臺(천운대) 도라드러 완락재 瀟灑(소쇄) 한듸

  萬卷 生涯(만권생애)로 樂事(낙사)ㅣ 無窮(무궁)하애라.

  이 듕에 往來 風流(왕래풍류)를 닐어 므슴할고.

                                            


  雷霆(뇌정)이 破山(파산)하여도 聾者(농자)는 못 듯나니

  白日(백일)일 中天(중천)하야도 瞽者(고자)는 못 보나니

  우리는 耳目(이목) 聰明(총명) 男子(남자)로 聾瞽(농고) 같디 마로리.

                                            


  古人(고인)도 날 몯 보고 나도 古人(고인) 몯 뵈.

  古人(고인)을 몯 뵈도 녀던 길 알패 잇네,

  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當時(당시)예 녀던 길흘 몃 해를 바려 두고,

  어듸 가 다니다가 이졔야 도라온고?

  이졔나 도라오나니 년 듸 마음 마로리.

                                            


  靑山(청산)은 엇뎨하야 萬古(만고)애 프르르며,

  流水(유수)는 엇뎨하야 晝夜(주야)애 긋디 아니난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萬古常靑(만고 상청)호리라.

                                            


  愚夫(우부)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聖人(성인)도 못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는 주를 몰래라.

                                            

 

 작자가 향리(鄕里) 안동(安東)에 물러가 도산서원(陶山書院)을 세우고 후진을 양성하며 자신의 심경을 읊은 12수의 연시조. 전 6곡은 ‘언지(言志)’ 후 6곡은 ‘언학(言學)’으로 되어 있다.

 더욱이 이 작품은 이이(李珥)의 ‘고산구곡가’와 짝을 이루는데, 이이(李珥) 역시 뛰어난 성리학자였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노래는 지은이가 명종 20년에 도산서원에서 후진을 가르치던 때에, 지은이의 뜻을 말한 언지(言志-때를 만나고 사물에 접하여 일어나는 심정과 감흥을 읊음) 전 6곡과, 학문과 수련의 실제를 시화(詩化)한 언학(言學) 후 6곡 등 12수로 된 연시조이다.

 인간 속세를 떠나 자연에 흠뻑 취해 사는 자연 귀의 생활과 후진 양성을 위한 강학(講學)과 사색에 침잠(沈潛)하는 학문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 작품의 끝에 붙인 발문(跋文)에 지은이 자신이 이 노래를 짓게 된 연유와 우리 나라 가요를 평하는 말 가운데, 그의 문학관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 가곡이 무릇 음란한 노래가 많아서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 되며 이별(李鼈)이 ‘육가(六歌)’를 본떠 이 노래를 짓는다고 밝히고 있고, 또한 이를 아이들로 하여금 익혀 부르게 하여 나쁜 마음을 씻어 버리고 서로 마음이 통하게 하고자 한다는, 퇴계의 문학관을 밝히고 있다.

 ‘도산육곡(陶山六曲)’, ‘도산전후육곡(陶山前後六曲)’이라고도 부른다.

출처 : I'm winner......
글쓴이 : 똘끼ㅋ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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